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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이퐁 장례 문화 체험기 - 외국인이 꼭 알아야 할 예절과 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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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이퐁 장례 문화와 미신 – 외국인이 꼭 알아야 할 현지 경험 정리
베트남 하이퐁 이야기입니다.
하이퐁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최근 이웃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게 되면서 알게 된 베트남 북부 하이퐁 지역의 장례 예절과 전통 미신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생소한 문화 속에서 어색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이 죽음을 대하는 방식과 전통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장례식 참석, 낯선 경험의 시작
며칠 전, 이웃 어르신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장례식에 초대받았지만, 한국과는 전혀 다른 문화에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옆집 베트남인 동생이 동행해 주어, 처음부터 끝까지 현지 예절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이퐁 지역의 부조 문화 – 얼마를 내야 할까?
베트남에서는 장례식에 참석할 때 부조금(tiền phúng viếng)을 준비하는 것이 기본예절입니다. 하이퐁 지역 기준으로는 20 만 ~ 50 만 동 (한화 약 10,000 원 ~ 25,000 원)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고인과의 관계가 깊거나 유족과 친한 경우에는 100 만 동 이상 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저는 아내의 조언에 따라 30 만 동 을 준비했고, 흰 봉투에 담아 “Xin chia buồn cùng gia đình”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조심스럽게 전달했습니다.
장례식장 복장과 예절 – 외국인이 지켜야 할 기본
복장은 반드시 검은색일 필요는 없지만, 밝고 화려한 색은 피해야 합니다. 저는 회색 셔츠와 어두운 바지를 착용했는데, 이웃 동생이 적절하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장례식장 입구에서는 향을 피워 세 번 절하고, 묵념한 뒤 고인의 영정 앞에 가서 다시 한번 조의를 표합니다. 한국과 비교해 절차는 간단하지만, 진심을 담은 행동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전통 장례 절차 – 불교와 조상 숭배의 조화
베트남의 장례는 불교적 요소와 유교적 조상 숭배 전통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특히 하이퐁을 포함한 북부 지역은 절차가 엄격한 편인데요, 일반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임종 후 시신 정리(tắm liệm)
- 입관(nhập quan)
- 조문(viếng)
- 발인(động quan)
- 안장 또는 화장(mai táng)
유족은 고인과의 관계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두건을 착용합니다. 자녀는 흰색, 손자는 노란색, 사위와 며느리는 파란색 두건을 착용하여 고인을 기립니다.
베트남 장례 관련 미신 – 아직도 생활 속 깊이 존재
베트남 사람들은 장례와 관련된 미신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직접 들은 대표적인 미신들을 정리해 봅니다.
1. 장례식 후 바로 귀가 금지
죽음의 기운이 따라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장례식이 끝난 뒤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근처 카페나 가게에 들렀다가 귀가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2. 사진 촬영 절대 금지
장례식장에서의 사진 촬영은 고인의 영혼이 갇힌다는 이유로 금기시됩니다.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므로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3. 임산부는 장례식 참석 금지
태아에게 나쁜 기운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임산부는 장례식에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불로 죽음의 기운을 태우기
아내는 제가 집에 돌아오자 신문지에 불을 붙이고, 그 위를 세 번 건너뛰라고 했습니다. 이 또한 죽음의 기운을 없애는 전통적인 풍습입니다.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베트남의 미신들
베트남에는 장례식 외에도 일상 속에서 지켜야 한다고 여겨지는 미신이 많습니다. 현지에 살면서 특히 자주 듣게 된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 밤에 거울 보기 금지: 귀신이 보일 수 있다고 여김
- 밤에 머리 빗지 않기: 운이 나빠진다는 속설
- 밤에 손톱 자르지 않기: 조상 영혼이 불편해한다고 믿음
- 외출 후 발 닦고 집에 들어오기: 외부의 부정적 기운을 막기 위해
낯설지만 따뜻했던 경험 – 문화의 차이를 넘어 공감한 시간
처음에는 걱정과 긴장 속에 참석한 장례식이었지만, 이웃의 배려 덕분에 의미 있는 배움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고인을 존중하고, 유족의 슬픔에 공감하는 마음’이라는 장례의 본질은 어느 나라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하이퐁에서 살아가며 겪는 다양한 현지 문화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곳에 정착하거나 관심을 두신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글을 계속해서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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