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아이 식습관 개선과 효과적인 놀이법 – 하이퐁 육아 실전기 (2025년 4월 기준)
베트남 하이퐁 이야기입니다.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지내던 저희 가족은 2025년 3월부터 하이퐁에 함께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가운데, 세 살 아이를 키우며 가장 크게 부딪히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식습관 형성과 놀이 교육입니다.
오늘은 하이퐁에서 실제로 겪고 있는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편식 걱정을 줄이고 아이가 즐겁게 음식을 받아들이는 방법, 그리고 아빠와 함께하는 효과적인 놀이법에 대해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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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이퐁에 왔을 때 아이는 낯선 환경 탓인지 식욕이 크게 줄었습니다. 삼시 세끼를 정성껏 차려도 한두 숟가락만 먹고는 식탁에서 도망가기 일쑤였죠.
이후 몇 가지 습관을 바꾸면서 아이의 식습관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과거엔 식사 중 영상이나 장난감을 활용했지만, 지금은 가족 모두가 식탁 앞에 앉아 조용하고 집중된 분위기에서 식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이도 점차 식사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한 끼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소형 접시에 담아주었습니다. 음식량이 적어 보이니 부담감이 덜하고, 다 먹었을 땐 “와, 다 먹었네!” 하고 크게 칭찬해 주면 스스로 기분 좋아하며 다음 끼니를 기다립니다.
주말이면 당근 씻기, 밥 퍼기 같은 간단한 요리를 함께 합니다. 아이가 준비한 음식을 직접 먹는 과정은 놀이이자 교육이 됩니다. 자연스럽게 먹는 즐거움을 배우게 되더군요.
하이퐁의 시장에는 색감 좋은 식재료가 풍부합니다. 빨강 파프리카, 노랑 계란, 초록 채소 등을 이용해 요리 색감을 풍부하게 해 주면, 아이는 “오늘은 무슨 색을 먹지?” 하며 기대감을 갖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식사와 간식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오전 8시, 오후 12시, 저녁 6시로 식사 시간을 고정하고, 간식은 오후 3시에만 주기로 했습니다. 며칠 지나자 아이도 시간에 맞춰 배고픔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아내는 현지 소아과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 중이라, 소아과 전문의에게 자문도 구했습니다. 의사는 "성장 곡선이 안정적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다양한 식재료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세 살은 정서적 교감이 폭발적으로 자라는 시기입니다. 아빠로서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아이와 눈을 마주한 채 놀아주는 15분은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아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블록을 쌓거나 장난감놀이를 하면 아이의 만족도가 확연히 다릅니다.
하이퐁 시장에 함께 가면 “이건 몇 개일까?”, “무슨 색이지?” 하고 퀴즈를 내며 놀 수 있습니다. 실생활 속 놀이를 통해 숫자와 색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죠.
베트남 동요는 아내가, 한국 동화와 동요는 제가 담당해 아이에게 들려줍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접하며 자라고 있고, 저희 부부는 이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공원, 해변, 놀이터에서 흙과 모래, 물을 직접 만지게 하는 감각 놀이는 집중력과 창의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더러워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디지털 기기는 아주 제한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대신 그림책, 스티커북, 찰흙, 물감놀이 등 아이가 손으로 직접 해볼 수 있는 활동 위주로 구성합니다. 특히 야외 자연놀이와 연계하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주말엔 아이와 단둘이 외출하는 시간을 정례화했습니다. 가까운 도서관, 공원 산책, 마트 나들이도 아이에겐 ‘아빠와의 특별한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아이가 이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저도 큰 위안을 받습니다.
세 살 아이의 식습관과 놀이 방식엔 정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꾸준함, 칭찬, 교감이라는 세 가지 원칙만 지킨다면, 아이는 자기 속도에 맞춰 천천히 성장합니다.
하이퐁에서 보낸 한 달 남짓한 시간 속에서 깨달은 것은,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아이의 시선에 맞춰 함께 걸어주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이의 식사와 놀이에 어려움을 느끼고 계신 부모님이 있다면, 오늘 제가 나눈 경험이 작은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하이퐁에서의 육아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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