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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퐁에서 다시 시작하는 삶
아내와 아들, 그리고 새로운 도시
한 달 전, 나는 베트남 하이퐁에 도착했다.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던 아내와 세 살 된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던 삶을 마무리하고,
하이퐁이라는 도시에서 본격적으로 정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설렘과 현실, 두 가지 감정의 공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데 대한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동시에 낯선 언어와 문화에 대한 두려움도 존재했다.
하이퐁은 베트남 북부 대표 항구 도시로
한국의 인천을 떠올리게 한다.
도시 전체에 활기가 넘치고
거리에는 오토바이가 물결처럼 흐른다.
처음에는 이 혼잡한 교통 흐름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거리의 소음조차 익숙해졌다.
이곳의 일상, 그리고
나의 새로운 배경이 되었다.
언어와 문화의 낯섦, 그 안에서 배우기
가장 먼저 마주한 장벽은 단연 언어였다.
아내는 한국어가 가능해 집안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시장이나 식당, 택시에서는
내 베트남어 부족이 늘 발목을 잡았다.
손짓, 몸짓, 번역 앱을 총동원해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해왔다.
하지만 생활의 기본을 위해서라도
베트남어는 꼭 익혀야 한다는 걸 절감했다.
요즘은 매일 오전 2시간씩
베트남어 공부 루틴을 유지하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문화 차이도 쉽지 않았다.
한국의 빠르고 효율적인 방식에 익숙했던 나는
약속이 자주 늦어지고,
서비스가 느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불평보다는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느림 속에는 사람의 여유와 따뜻함이 있었다.
다문화 가족으로 산다는 것
세 살배기 아들은
지금 현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자동차 장난감과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는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베트남어도 빠르게 익히고 있다.
요즘은 아내와 베트남어로 대화하고
내 한국어도 제법 알아듣는다.
내가 베트남어 발음을 틀리면
아빠가 무슨 소리 하는 거지?라는 아이 특유의 표정으로 쳐다 본다.
부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로 자라나는 우리 아들이
정체성 혼란을 겪지 않도록
집에서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
밖에서는 베트남어와 현지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고 있다.
아이의 언어 발달을 돕기 위해
나 역시 더 열심히 베트남어에 몰입하게 된다.
이 과정은 도전이지만
그만큼 가족만의 소중한 추억이 쌓이는 여정이기도 하다.
하이퐁이라는 도시와 조금씩 가까워지는 날들
처음엔 낯설었던 거리의 냄새와 맛.
이제는 익숙하고, 때로는 반가운 향기가 되었다.
아내가 만들어주는 게살 쌀국수와 자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지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이웃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
아침마다 마주치는 슈퍼 아주머니,
아들을 데려다줄 때 인사 나누는 선생님들,
가끔 맥주 한잔 기울이는 이웃 형님까지.
처음에는 경계하던 시선이
이제는 따뜻한 미소로 바뀌고 있다.
물론 불편함도 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거나, 예고 없이 정전이 되거나,
대중교통이 부족한 점도 아직은 적응 중이다.
하지만 그런 불편을 해결해나가며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블로그를 시작하며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하이퐁에 정착하려는 분들에게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
앞으로 블로그에는
생활비, 집 구하기, 병원, 교통, 한인마트 등
실생활에 밀접한 정보를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다문화 가정으로서 겪는 고민과 해결 과정,
육아 속 문화 차이도 솔직하게 나눌 것이다.
성공 이야기뿐 아니라
실수와 시행착오도 숨기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이 블로그는 나 자신을 위한 기록이기도 하다.
아들이 자라 이 글을 읽게 되는 날,
우리가 함께 만든 이 여정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새로운 집, 하이퐁
하이퐁에서의 삶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어떤 기회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직은 모르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이 여정은 우리 가족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이해하며
아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하루하루.
이제 하이퐁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우리의 진짜 '집'이 되었다.
댓글
사진도 올려주세요^^
답글삭제잘지내지? 사진을 올리면 외국에서는 한국처럼 인터넷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읽는 속도가 느리다고 해서 안올렸는데 앞으로 올려보도록 할게.
삭제그러게 사진이 아쉽다 준식이 형님에게 들었는대 잘 지내고 있는거 같네 자주 들를께
답글삭제잘지내시죠? 형도 잘 지내시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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